차례
1. 호주선교사 휴 커를
2. 휴 커를의 보고서
3. 호주선교사 찰스 맥라렌
4. 찰스 맥라렌의 보고서
5. 호주선교사 윌리엄 테일러
6. 윌리엄 테일러의 보고서
7. 호주선교사 진 데이비스
8. 진 데이비스의 보고서
9. 호주선교사 프란시스 클라크
10. 프란시스 클라크의 보고서
11. 호주선교사 거트루드 네피어
12. 거트루드 네피어의 보고서
13. 호주선교사 에셀 딕슨
14. 에셀 딕슨의 보고서
15. 호주선교사 엘스베스 에드거
16. 엘스베스 에드거의 보고서
후기: 배돈기념병원 그 이후
축하의 글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구한말 의료기관과 학교를 세워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하셨던 호주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모은 『호주선교사와 배돈기념병원』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장로교회 청년연합회 후원으로 한국에 파송된 휴 커를(Hugh Currell)을 비롯한 호주선교사들은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고 환자들의 치료에 힘썼습니다.
진주 지방 최초의 병원인 배돈기념병원(The Paton Memorial Hospital)이 설립된 1913년 이후에는 환자의 진료뿐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 양성에도 나섰습니다.
당시 간호사는 전문 직업교육을 받은 신여성이었으며, 여성교육의 선두주자였다는 점에서 볼 때 봉건시대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 배돈기념병원은 간호사 양성을 통해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사회로 나서도록 디딤돌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호주선교사들은 한국간호의 거목이신 홍옥순 선생님과 이영복 선생님을 호주로 2년간 초청하여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한국 간호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간호협회 초대 회장과 6∼7대 회장을 지내신 홍옥순 선생님과 8∼9대 회장을 역임하신 이영복 선생님은 한국 간호의 수준을 높이고 간호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분들입니다.
이처럼 한국의 근대화와 간호발전에 큰 족적을 남기신 호주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의 역사를 기초로 오늘이 존재하고 오늘이 내일의 역사로 이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놓고 볼 때 『호주선교사와 배돈기념병원』 발간은 간호의 역사뿐 아니라 당시 한국의 의료상태, 근대화의 모습 등을 짚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한국 간호 역사에 소중한 자료가 더해진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호주선교사와 배돈기념병원』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축하의 글
유병희
(진주복음병원장)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마 9:35)
호주 의료선교사 커를과 그의 동료들의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서 예수님의 사역을 따르려고 온몸으로 힘쓴 분들이 한 세기 전에 경상남도 진주 땅에 존재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격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한편으론 그 열매가 풍성히 맺지 못함에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그들의 사역의 한 부분이었던 배돈기념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진주지역 원로 목사님으로부터 전해 들으면서 국내의 다른 지역의 유수한 기독교 병원들처럼 지금까지 초기의 계획대로 선교병원으로 유지되어 왔다면 서부경남의 복음의 지평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찹니다.
그저 옛날이야기로만 듣다가 최근 배돈기념병원에 대한 서적들을 접하게 되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호주 선교사들의 사역에 정통하시고, 여러 책을 집필하셨던 양명득 선교사님을 통하여 많은 자료와 새로운 내용들을 알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당시 이곳의 땅을 밟으면서 거리에서 병원에서 소그룹모임을 통하여 힘써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했던 분들의 삶을 돌아보며,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진주복음병원이 부족하나마 선교사님들의 뜻을 이어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하는 병원으로 쓰임받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발행인의 글
정극진
(진주복음병원 이사장)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하는 진주복음병원은 ‘진주와 서부 경남의 의료선교와 세계 복음화’를 위해 세워진 병원입니다.
진주복음병원이 지나 왔던 모든 시간이, 걸어왔던 모든 순간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매년 더 나은 병원이 되고자 노력하며 최선으로 살아왔지만 항상 부족하고 모자람을 느끼며 주님의 은혜를 간구하고 있는 오늘입니다.
“지나온 25년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마음에 더 합하고, 앞으로 더 발전하는 진주복음병원이 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간절히 기도하며 답을 구하고 있던 차에 진주교회 조헌국 장로님께서 방문하셨습니다. 그는 ‘첫 호주인 선교사 헨리 데이비스와 그의 조카들’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고 오셔서 진주지역 최초의 근대 의료 기관인 배돈기념병원에 대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진주의 첫 선교사이자 의료 선교사인 휴 커를 선교사님이 1905년에 진주에 오셔서 교회와 병원과 학교를 세워 선교 활동을 하셨습니다.
처음 시작은 진료소 수준의 시약소였는데 그는 좀 더 좋은 근대식 병원으로 만들기 원하여 1908년 호주 휴가 때 선교 지원을 요청했고, 호주 빅토리아 장로교회의 총무 프랭크 페이튼 목사님의 지원을 받아 진주에 배돈기념병원을 세웠습니다.
병원 이름을 페이튼 목사님의 어머니 이름을 따서 ‘마가레트 화이트크로스 페이튼 기념병원’(Margaret Whitecross Paton Memorial Hospital)이라고 명명하였는데, 페이튼의 한자식 이름이 배돈이라고 합니다.
전도와 선교를 목적으로 세워진 배돈기념병원의 정신을 현재 진주복음병원이 이어받아 중국, 라오스, 모로코, 나이지리아, 베트남, 말라위, 인도네시아, 아이티, 태국, 키르기스스탄, 북한 등 세계 11곳 이상의 선교지 선교사님들을 물질과 기도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인도, 네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체첸, 우간다, 말레이시아에도 많은 복음의 씨앗이 뿌려져 있습니다.
진주 지역뿐만 아니라 경상도 전역과 전라도 여러 지역의 환자들을 치료하고 살리는데 쓰임 받았던 배돈기념병원의 정신을 살려서, 진주와 서부 경남과 세계 의료 선교에 더 힘쓰는 진주복음병원이 되도록 다짐하며, 본 도서를 발행하게 됨을 감사합니다.
호주에서 출발하여 수십일 거친 바다를 항해하여 한국에 와 부산을 거쳐 진주 땅을 처음 밟았던 선교의 영으로 충만했던 청년의 열정이,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소망합니다.
편저자의 글
양명득
(호주선교동역자)
호주 빅토리아장로교회와 빅토리아여선교연합회는 1905년부터 경상남도 진주에서 휴 커를 의료선교사 부부를 통하여 서양식 의료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1913년 배돈기념병원을 설립하였고, 1942년 호주선교사들이 모두 강제출국 당할 때까지 많은 사람에게 의술을 베풀며, 의료 인재를 배출하였다.
당시 한국은 일제의 통치하에 있었고, 일제는 각 도시마다 관립병원을 세우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던 때였다. 뿐만 아니라 선교 병원 일부 직원들의 독립운동 가담으로 일제는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사립병원들을 감시하며, 병원에도 의무적으로 신사를 세워 절하도록 하였다.
배돈기념병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호주선교회가 진주에서 운영하던 광림학교나 시원여학교 교원들과 학생들이 만세운동에 가담하여 체포되거나 감시를 받았고, 또한 호주선교사들은 신사참배 반대 입장을 두 차례나 공표하여 일본 당국의 미움을 사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1940년에는 배돈기념병원 환자들의 많은 이름이 일본식으로 바뀌어, 병원 의료 카드 관리에 큰 혼란을 초래하였다. 그리고 일제는 호주선교사들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하여 한국인이 원장을 맡도록 압박하였고, 선교사들을 추방하는 단계를 밟고 있었다.
이 긴박하였던 시기에 배돈기념병원에서 헌신한 호주 의사와 간호사에 관한 글이 본 도서에 실렸다. 또한 이들이 당시 기록하여 호주로 보냈던 보고서와 편지들도 번역되어 한국사회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특히 당시 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던 간호사 훈련반은 4년 과정이었으며, 1924년 1월 홍경애가 2회 졸업생이 되었다. 1회 졸업생은 박 간호사라고만 기록되어 그 정확한 이름과 졸업년도는 계속 확인되어야 하겠다. 학생들은 매년 이론과 실습 시험을 보았고, 최종적으로 부산에서 일본정부의 시험을 통과하여야 하였다. 그러면 그들은 정식 자격증을 받아 간호사로서의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본 도서를 통하여 한국 근대의 서양식 병원과 의술의 영향, 한국인 의사와 간호사 양성, 그리고 호주교회의 한국 선교와 호주선교사들의 신앙과 실천 등이 좀 더 깊이 연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 병원에서 일하였지만 본 도서에 실리지 않은 호주선교사들도 있다. 병원 원목으로 일하였던 프랭크 볼란드(한국명: 부오란), 존 데이비스(헨리 데이비스의 동생), 제임스 스터키(한국명: 서덕기) 등이 그들이다. 또한 호주인은 아니지만 호주선교사와 함께 일한 순교자 이현속 전도사도 동 병원에서 서기 겸 전도사로 일하였다. 이들에 대한 연구와 기록은 앞으로의 또 하나 과제이다.
2023년은 배돈기념병원이 설립된 110주년 되는 해이다. 배돈기념병원의 겉모습은 이제 사진으로만 볼 수 있으나, 그 정신과 유산은 우리 시대의 병원과 교회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