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선교부 110주년 기념도서
호주선교사 베시 무어, 왓슨 부부, 마가렛 알렉산더
(The Australian Missionary in Korea - Elizabeth Moore, Robert & Amy Watson, Margaret Alexander)
차례
1. 호주선교사 엘리자베스 무어
2. 엘리자베스 무어의 보고서
3. 호주선교사 로버트 & 에이미 왓슨
4. 로버트 & 에이미 왓슨의 보고서
5. 호주선교사 마가렛 알렉산더
6. 마가렛 알렉산더의 보고서
발행인의 글: 그들의 숭고한 삶 속에
서상록
(사단법인 호주선교사기념사업회 회장)
32년 전 여름. 막연한 호기심으로 통영의 기독교 역사를 알고 싶어 아내와 함께 배낭에 장비와 음식, 간단한 구급 약품을 넣고 한산도를 시작으로 일주일간의 답사 여행을 떠났다. 그 후 조금씩 자료가 쌓여가면서 호주선교사들의 숭고한 삶에 매료되었고, 결국은 필자도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었다.
이후 호주선교사들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더듬어 나가는 작업은 끊어질 듯 이어졌고, 통영 근대화의 산실로서 항일만세운동과 통영이 자랑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숱한 예술가들을 배출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던 호주선교사의 집을 복원하는 데까지 발전해 온 것은 주님의 인도 하심이다.
통영의 첫 호주선교사였던 베시 무어는 여러 섬을 순회하며 어떤 사역을 하였을까? 통영사람들이 양관이라 일컫던 영국식 붉은 벽돌집과 진명학교를 건립했던 왓슨 선교사와 그의 부인은 어떤 분이었을까?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욕지도를 오가며 부흥사경회를 인도했던 알렉산더의 선교적 열정은 어떠했을까?
통영선교에 주춧돌을 놓았던 그분들의 구체적인 활동에 대하여 항상 궁금해하였는데, 호주선교사로 한국에 파송 받아 활동하고 있는 양명득 선교사님의 헌신적 노력으로 그들이 본국으로 보내었던 많은 자료를 찾아 번역하여, 통영선교부 설립 110주년을 기념하는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하게 되어 감격스럽다.
격려의 글: 그들의 생생한 증언 속에
탁지일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교수)
한반도 동남단 땅끝 부산·경남지역은 조선 선교의 관문이었습니다. 비록 기독교의 중심이었던 평양과 서울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고, 지금도 복음화율도 가장 낮은 불교의 땅이자 6·25전쟁 피난의 땅이지만,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충만하게 머무는 은혜의 땅입니다. 이곳 부산·경남지역 곳곳에는 호주선교사들의 신실한 신앙과 온전한 헌신의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2023년 호주선교회 통영지부의 설립 110주년을 기념하는 소중한 도서의 발간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양명득 목사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호주선교사들이 부산·경남지역에서 행한 하나님과 우리 민족을 위한 헌신적인 사역들이 널리 전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기록된 복음 전도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문화와 형편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관련 후속 연구를 위한 소중한 일차자료의 역할도 하게 될 것입니다.
통영을 거점으로 배를 타고 섬들을 방문하며 복음을 전한 최초의 서양 여성이었던 베시 무어 선교사, 모든 이동 수단을 동원해 헌신적인 순회 복음 전도를 멈추지 않았으며 자신의 육신이 쇠할 때까지 헌신했던 왓슨 선교사 부부,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된 여성들의 인권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애썼던 마가렛 알렉산더 선교사의 감동적인 복음 전도 이야기 속에서, 오늘날 부산·경남지역에서 살며 신앙 생활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의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세상 속에 현재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조선에 복음이 전해지던 시기도 콜레라를 비롯한 전염병이 창궐했던 역병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불안과 역병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땅을 찾아온 호주의 젊은 선교사들은 아낌없이 그들의 사랑을 나누며 우리 민족을 섬겼습니다. 호주선교회는 부산·경남지역의 소외된 하나님의 백성을 섬기며 복음을 전했던, 신실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생생한 증언을 통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끼기를 소망하며, 여러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축하의 글: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 속에
김일룡
(통영문화원 원장)
통영(統營)은 유서 깊은 역사와 찬란한 전통문화 및 예술을 꽃피운 예향입니다. 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의 한산진과 더불어 조선 수군의 총본영이었던 통제영 등 명승고적이 산재한 역사의 고장입니다. 예부터 조선팔도에서 가장 명품으로 칭했던 통영갓, 통영자개, 통영소반, 통영소목 등의 전통공예와 승전무, 남해안 별신굿, 통영오광대 등 전통문화로 이름난 고장입니다. 그리고 근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예술인들이 대거 태어난 문화예술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수많은 예술인의 탄생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문화 그리고 빼어난 자연경관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근세 초기의 기독교 전파와 그 영향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1890년대에 호주 선교사들이 선교 활동을 시작한 이래 통영 대화정교회의 설립과 호주 장로교 선교회 통영선교부를 개설함으로써 그 기반을 다집니다. 그 후 1941년 일제의 강제추방령에 따라 귀국하기까지 복음 선교와 함께 의료 및 교육을 통해 이 고장 통영의 근대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수많은 인물을 배출하게 됩니다.
나아가 근세 초기 통영의 청년 계몽운동과 항일민족정신 및 근대문화예술의 혼을 일깨운 저변에도 호주선교사들의 숭고한 봉사 정신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통영의 3.1만세운동을 비롯한 초기 청년문화 운동의 대부분은 기독교청년회 조직이 그 주축을 이루었습니다. 당시 통영 청년들의 거사가 일제 경찰에 의해 좌절되자, 호주선교회의 진명유치원 보모들이 중앙시장으로 뛰쳐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외친 ‘조선 독립 만세!’가 통영 최초의 3.1만세 의거였습니다. 그 후 10여 차례 있었던 통영 만세운동의 기폭제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2023년 통영호주선교부 설립 110주년을 맞이하여, 이 고장 통영의 근대문화 발전과 더불어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호주선교회의 숭고한 박애 정신과 그 공적을 기리고, 그 자취를 보전 계승하는 사업은 매우 뜻있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부디 성공리에 통영호주선교사기념사업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저자의 글: 그들의 잊힌 기록 속에
양명득
2023년은 호주선교회의 통영선교부가 설립된 지 110주년 되는 해이다. 베시 무어, 앤드류 아담슨 그리고 겔슨 엥겔은 설립 이전부터 부산에서부터 통영과 남해 지역을 순회하며 교회를 설립하거나 설립을 돕고 있었지만, 호주선교회는 부산, 진주, 마산에 이어 1913년 공식적으로 통영에 선교부를 설치하였다.
각 선교부마다 목사 선교사가 주재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통영에 임명된 초대 선교사는 로버트 왓슨과 그의 아내였다. 동시에 순회 전도를 위하여 베테랑 선교사 무어도 함께 임명되었다. 그 후 이들은 통영과 남해 지역 그리고 그 일대 섬에서 교회의 초석을 놓게 된다. 그리고 몇 년 후 통영에 임명된 선교사 중 마가렛 알렉산더가 있는데, 그녀는 1941년까지 그곳에 남아있던 마지막 선교사 중 한 명이었다.
당시 통영에서 선교하던 이들의 보고서와 편지 그리고 신문기사 등을 추적하여 찾아내고, 그리고 번역하고 편집하여 한국교회 앞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한반도 최남단 지역에 복음이 소개되고 그곳에 근대교육이 시작되어 발전되는 중요한 역사의 한 부분이 호주선교사들의 기록 속에 그동안 숨겨져 있었다.
본 도서를 통영의 호주선교사기념사업회에서 발행하게 되어 기쁘다. 기념사업회는 통영에 호주선교사들이 세운 집과 학교를 복원할 목적으로 몇 년 전부터 힘쓰고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그 옛날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였던 호주선교사들의 정신이 통영과 남해 지역에 다시 한번 부흥을 가져오기 바란다. 호주선교사기념사업회의 기도와 헌신에 꼭 열매가 맺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