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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8일 화요일

진정한 복음주의자 딘 드레이턴 Dean Drayton

진정한 복음주의자

딘 드레이턴 Dean Drayton


- 총회장과 연합신학대학 학장을 역임한 딘 드레이턴 교수 은퇴를 기념한 감사문
 
 
작년 말 호주한인50년 심포지움이 호주연합신학대 (UTC)에서 있었다. 그때 발제자 한명이 갑자기 몸이 아파 강연을 못하게 되었는데, 그때 학장으로 있던 딘 목사님이 그 강연내용을 대신 읽었다. 본인이 쓴 내용도 아닌데 호주의 한인사회에 관한 내용을 한 40분 대독을 한 것이다.
 
그날 심포지움이 끝날 때 한 한국분이 나에게 다가 와 이런 말을 하였다.
저 분은 자기 원고도 아닌데 저렇게 열정적으로, 원고를 읽을 때 한국 사람들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는 것이었다.
 
딘 목사님의 말투, 제스처, 눈길 이런 것들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진심으로 우리에게 관심이 있고 우리를 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놀랍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난 25년동안 일관되게 보아왔던 그 모습이기도 하다.
 
1980년 대 중반 내가 UTC에 학생으로 들어가면서 이곳 씨노드의 선교국에 대해 듣기 시작하였고, 또 딘 드레이턴이란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 그 부서에서 이민교회를 다루고 있었기에 연합교회는 선교국이 전부인 줄 알았고, 딘 목사님이 전부인 줄 생각하던 시기이다.
 
사실 유티시를 졸업하고 첫 부임지였던 소수민족선교원도 선교국에서 지원을 하였었고, 중국에 선교동역자로 나갈 때도 선교국의 파송을 받았다. 멜본 한빛교회에서 있던 때만 제외하고는 선교국과 딘 목사님의 영향아래 살던 시기이다. 나뿐만 아니라 그 당시 대부분의 한인교회와 한인 목사님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선교국과 딘 목사님의 도움을 수시로 받아 왔고, 점차로 신뢰와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런데도 위기는 있었다. 1990년 대 초, 하나의 어려운 문제로 인하여 한인 목사님들이 주총회 사무실에 찾아가 데모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린 승리하리라는 노래를 부르며 앉아 있는 한인 목사님들을 보며 당시 주총회장이었던 딘 목사님의 당황하고 놀란 얼굴이 아직 생각 나는 것 같다.
 
그 후 2000년 초 나는 어떻게 그 선교국 직원으로 오게 되었다. 어쩌면 딘 목사님의 선교국 목회를 보면서 막연히 나도 저런 분의 지도력 아래서 한번 일해 보았으면 좋겠다하는 꿈을 가지게 된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상 선교국에 부임했을 때 딘 목사님은 없었다. 막 유티시 교수로 자리를 옮기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또 딘 목사님을 쫒아 유티시로 가까이 가고 있는데 이렇게 딘 목사님은 유티시도 떠나시고 있는 것이다. 왜 자꾸 나를 피해 도망가시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가까이 가지 않아도 한 연합교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딘 목사님은 우리에게 커다란 꿈과 자부심을 주신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어떤 사역을 해야 하는지를 말과 행동으로 몸소 우리에게 보여 왔다. 복음주의자, 복음주의자 하지만 나는 딘 목사님과 같이 복음에 진실한 사람을 별로 보지 못하였다.
 
작년 동산교회 헌당식에 딘 목사님이 설교를 하셨다. 주일 전에 성경과 말씀제목을 받았는데 도무지 헌당식에 맞지 않는 제목이었다. “Beware! Dangerous Construction Site“ (주의하라! 위험한 공사장이다.)
 
아니 아름다운 교회당을 건축하고 드리는 은혜로운 예배인데 이렇게 거친 제목을 주시다니. 기공예배 설교라면 몰라도. 그것을 전해 받은 황기덕 목사님도 도무지 그것을 직역하여 주보에 올리지 못하겠으니 좀 완곡한 번역을 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헌당예배 설교 자체였다. 이곳은 교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곳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사람이 만든 위험한 공사장이니 이곳에만 갇혀있지 말고 복음을 들고 밖으로 나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라는 것이다. 헌당예배 시 은혜로운 말을 기대하는 교회는 절대 이 분을 초청해서는 안 된다.
 
딘 목사님의 설교 자체는 통역할 수 있었지만 구원에 대한 그 분의 열정,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 그리고 연합교회를 향한 그 분의 기도와 능력은 통역도, 흉내도 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한 교회에서 이 분의 지도력 아래 함께 동역자가 되어 일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이다. 이런 거목과 허물없이 대화하고 농담하고 개인적으로 친구가 되었다는 것 그 자체가 기쁨이고 특권이었다.
 
호주한인교회를 대신하여 목사님과 사모님께 큰 절을 올린다.
 
양명득 드림

 
200929
한인준노회 정기모임
 

Copyright 양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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